규칙적인 운동은 제2형 당뇨병 예방과 관리에 있어 약물치료만큼이나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근육 세포의 인슐린 민감성을 개선하여 혈당 조절을 돕고, 체중 감량, 심혈관 건강 증진, 스트레스 해소 등 다양한 이점을 제공합니다. 하지만, 혈당의 변동성이 큰 당뇨 환자에게 운동은 잠재적인 위험을 동반할 수 있으므로,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아래 4가지 핵심 수칙을 반드시 숙지하고 실천하여 건강한 운동 습관을 만드시기 바랍니다.

1. 운동 전후 혈당 측정: 안전의 시작과 끝
운동은 혈당 수치에 직접적이고 즉각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따라서 운동 전후 혈당을 확인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며, 안전한 운동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원칙입니다.
- 운동 전 혈당 체크 및 조치:
- 혈당이 100mg/dL 미만일 경우 (저혈당 위험): 운동 시 에너지원으로 포도당이 사용되면서 저혈당에 빠질 위험이 매우 높습니다. 운동을 시작하기 전, 15~30g 정도의 탄수화물(예: 과일 주스 반 컵, 크래커 3-4개)을 섭취하여 혈당을 보충해야 합니다.
- 혈당이 100-250mg/dL 범위일 경우: 운동하기에 가장 이상적인 혈당 상태입니다.
- 혈당이 250mg/dL 이상일 경우 (고혈당 상태): 운동을 시작하기 전 반드시 소변 케톤 검사를 시행해야 합니다.
- 케톤이 검출될 경우: 이는 우리 몸이 에너지를 만들기 위해 포도당 대신 지방을 분해하고 있다는 위험 신호입니다. 이 상태에서 운동하면 혈당과 케톤 수치가 더욱 급격히 상승하는 '당뇨병성 케톤산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절대 운동을 해서는 안 됩니다. 즉시 의사와 상담해야 합니다.
- 케톤이 검출되지 않을 경우: 주의 깊게 가벼운 강도의 운동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운동 중에도 몸의 변화를 세심하게 관찰해야 합니다.
 
 
- 운동 후 혈당 체크 및 관리:
- 운동 직후 혈당을 측정하여 운동이 혈당에 미친 영향을 확인합니다.
- 특히 지연성 저혈당(Delayed-onset hypoglycemia)에 주의해야 합니다. 운동 후 4~12시간, 길게는 24시간 후에도 저혈당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는 운동으로 고갈된 근육 내 글리코겐을 보충하기 위해 혈액 속 포도당이 계속 사용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잠자리에 들기 전에도 혈당을 확인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2. 저혈당 증상 숙지 및 비상 간식 휴대
운동 중 저혈당은 가장 흔하면서도 위험한 상황 중 하나입니다. 즉각적인 대처를 위해 증상을 명확히 알고, 항상 대비해야 합니다.
- 저혈당의 주요 증상 (단계별):
- 초기 증상: 식은땀, 공복감, 손 떨림, 불안감, 가슴 두근거림, 입술 주변의 무감각
- 진행 시 증상: 시력 저하, 두통, 심한 피로감, 집중력 저하, 어지럼증
- 심각한 경우: 의식 혼미, 행동 변화, 경련, 실신
 
- 저혈당 대비 '15-15 법칙':
- 저혈당 증상이 느껴지면 즉시 운동을 멈추고 혈당을 측정합니다.
- 혈당이 70mg/dL 미만이면 15g의 단순당 (빠르게 흡수되는 탄수화물)을 섭취합니다.
- 예시: 포도당 캔디 3~4개, 주스나 콜라 1/2컵(125ml), 설탕이나 꿀 한 스푼
 
- 15분간 휴식을 취한 후 다시 혈당을 측정합니다.
- 여전히 혈당이 낮으면 15g의 단순당을 한 번 더 섭취하고 15분 후 다시 측정합니다.
 - 항상 주머니나 운동 가방에 위와 같은 비상 간식을 휴대하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또한, 운동 파트너나 주변 사람에게 자신이 당뇨 환자임을 알리고 저혈당 시 대처법을 공유하는 것이 좋습니다.
 
3. '당뇨발' 예방을 위한 철저한 발 관리
당뇨병성 신경병증으로 인해 발의 감각이 둔해진 환자는 운동 중 물집, 상처, 굳은살 등이 생겨도 통증을 느끼지 못할 수 있습니다. 이 작은 상처가 세균 감염으로 이어져 궤양으로 발전하고, 심각한 경우 발을 절단해야 하는 '당뇨발'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 올바른 신발과 양말 착용:
- 신발: 발에 압력을 주지 않도록 앞 공간이 넉넉하고, 쿠션이 좋으며, 통기성이 뛰어난 운동화를 선택해야 합니다. 너무 꽉 끼거나 헐렁한 신발은 피해야 합니다.
- 양말: 땀 흡수가 잘되고 솔기(재봉선)가 없는 면이나 기능성 소재의 양말을 착용하여 마찰을 줄이는 것이 좋습니다.
 
- 운동 전후 발 상태 점검:
- 운동 전, 신발 안에 이물질이 없는지 반드시 확인합니다.
- 운동 후에는 발가락 사이, 발바닥, 뒤꿈치 등을 포함하여 발 전체에 상처, 물집, 굳은살, 피부색 변화 등이 없는지 거울을 이용해 꼼꼼하게 살펴봐야 합니다.
 
- 발에 부담이 적은 운동 선택: 달리기, 줄넘기 등 발에 반복적인 충격을 주는 운동보다는 수영, 고정식 자전거 타기, 가벼운 스트레칭, 수중 에어로빅 등 발에 부담이 적은 운동이 더 안전할 수 있습니다.
4. 탈수 방지를 위한 충분한 수분 섭취
운동 중 땀으로 수분이 배출되면 혈액이 농축되어 일시적으로 혈당이 상승할 수 있습니다. 탈수는 또한 신체의 전반적인 기능 저하와 피로감을 유발하여 안전한 운동을 방해합니다.
- 체계적인 수분 섭취 계획:
- 운동 2시간 전: 물 2~3컵 (약 500ml)
- 운동 중: 15~20분마다 물 1컵 (약 200ml) 꾸준히 섭취
- 운동 후: 운동으로 손실된 체중을 보충할 만큼 충분한 양의 물 섭취
 
- 주의사항: 갈증은 이미 몸에 수분이 부족하다는 신호입니다. 갈증을 느끼기 전에 미리 규칙적으로 물을 마시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혈당 조절을 위해 당분이 포함된 스포츠음료보다는 순수한 물을 마시는 것이 좋습니다. (단, 저혈당 대처 시에는 예외)
결론적으로, 당뇨 환자에게 운동은 건강 관리를 위한 필수 요소이지만, '어떻게' 하느냐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운동을 시작하기 전에는 반드시 담당 의사 또는 전문가와 상담하여 자신의 건강 상태와 합병증 유무를 고려한 맞춤형 운동 계획(운동 종류, 강도, 시간, 빈도)을 세우는 것이 가장 안전하고 효과적인 방법임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