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을 진단받으셨다면 혈당 관리만큼, 아니 어쩌면 그 이상으로 신경 써야 할 것이 바로 '발 관리'입니다. 많은 분들이 '당뇨발'의 심각성을 간과하곤 합니다. 하지만 "괜찮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당뇨병 환자 10명 중 2~3명은 일생에 한 번 이상 족부 궤양을 경험하며, 심한 경우 다리를 절단해야 하는 비극적인 상황에 이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너무 걱정부터 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당뇨발은 '얼마나 관심을 갖고 매일 관리하는가'에 따라 충분히 예방할 수 있는 합병증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이 글에서는 왜 당뇨 환자에게 발 관리가 그토록 중요한지, 그리고 당장 오늘부터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자세한 '당뇨발 예방을 위한 생활 수칙'을 완벽하게 알려드리겠습니다. 이 글 하나만 제대로 읽고 실천하셔도 당신의 소중한 발을 평생 건강하게 지킬 수 있습니다.

1. 왜 유독 '발'이 위험할까요? 당뇨발의 2가지 핵심 원인
당뇨 환자의 발이 특별히 위험에 노출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 합병증 때문입니다.
① 말초신경병증: 감각이 사라지는 위험 신호
오랜 기간 고혈당 상태가 지속되면 우리 몸의 신경계, 특히 팔다리 끝에 분포하는 말초신경이 손상됩니다. 이를 '말초신경병증'이라고 합니다. 발에 신경 손상이 오면 다음과 같은 증상이 나타납니다.
- 감각 둔화: 발에 상처가 나거나, 뜨거운 것에 닿거나, 신발에 이물질이 있어도 통증을 느끼지 못합니다. "못 느끼니까 편한 거 아니야?"라고 생각하면 절대 안 됩니다. 통증은 우리 몸을 보호하는 중요한 경보 시스템이기 때문입니다.
- 이상 감각: 반대로 찌릿찌릿하거나, 화끈거리거나, 벌레가 기어가는 듯한 불쾌한 감각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 발 모양 변형: 발의 작은 근육들이 약해지면서 발가락이 구부러지거나(갈퀴족), 발바닥 아치가 무너지는 등 발 모양에 변형이 올 수 있습니다. 이는 특정 부위에 압력이 집중되어 굳은살과 궤양을 유발하는 직접적인 원인이 됩니다.
② 말초혈관질환: 상처 회복 능력이 떨어지는 이유
고혈당은 혈관 벽을 손상시키고 딱딱하게 만들어(동맥경화) 혈액의 흐름을 방해합니다. 특히 심장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발은 혈액 공급이 더욱 취약해집니다. 이를 '말초혈관질환'이라고 합니다.
- 영양 및 산소 공급 부족: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으면 발의 피부 세포에 영양분과 산소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습니다.
- 치유 능력 저하: 이로 인해 작은 상처가 나도 잘 아물지 않고, 세균과 싸울 면역 세포들도 상처 부위로 제대로 이동하지 못해 감염에 매우 취약한 상태가 됩니다.
결론적으로, 당뇨 환자의 발은 '상처가 나기 쉬운 환경(신경병증)'과 '상처가 나도 잘 낫지 않는 환경(혈관질환)'이라는 최악의 조건을 모두 갖추게 되는 것입니다. 사소한 물집이나 굳은살이 궤양으로 발전하고, 세균 감염이 뼈까지 침투하여 결국 발을 절단해야 하는 상황까지 이르게 되는 것이 바로 '당뇨발'의 무서움입니다.

2. '이것'만은 꼭! 당뇨발 예방을 위한 핵심 생활 수칙 10가지
이제부터가 가장 중요합니다. 아래의 수칙들을 매일의 습관으로 만드신다면 당뇨발의 공포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습니다.
1. [가장 중요] 매일 밤, 발 상태를 관찰하세요.
매일 저녁 잠자리에 들기 전, 5분만 투자하여 발 전체를 꼼꼼히 살펴보는 습관을 들이세요. 당뇨발 관리의 시작이자 가장 중요한 핵심입니다.
- 어떻게?: 밝은 조명 아래서 발바닥, 발가락 사이, 발톱 주위, 발뒤꿈치까지 빠짐없이 확인합니다.
- 무엇을?: 상처, 물집, 굳은살, 티눈, 긁힌 자국, 피부색 변화(붉거나 검게 변함), 부기 등을 확인합니다.
- 도구 활용: 시력이 좋지 않거나 허리를 굽히기 어렵다면 확대 기능이 있는 손거울을 사용하거나, 가족에게 부탁하여 확인하세요.
2. 매일, 미지근한 물로 '조심스럽게' 씻으세요.
- 온도 확인: 발을 담그기 전, 반드시 팔꿈치나 손등으로 물의 온도를 확인하세요. 감각이 둔해진 발로 온도를 체크하면 화상을 입을 수 있습니다. 37도 내외의 미지근한 물이 가장 좋습니다.
- 시간: 10분 이상 너무 오래 물에 담그지 마세요. 피부가 불어서 약해질 수 있습니다.
- 비누: 자극이 적은 중성 비누를 사용하여 부드럽게 닦아냅니다.
- 절대 금지: 발을 씻는 용도로 '때수건'을 사용하는 것은 절대 금물입니다.
3. 발가락 사이까지 '완벽하게' 말리세요.
발을 씻는 것만큼이나 말리는 과정도 중요합니다. 특히 발가락 사이는 습기가 남아 무좀균 등이 번식하기 최적의 장소입니다.
- 방법: 부드러운 수건으로 문지르지 말고, 톡톡 두드려서 물기를 흡수하듯 제거합니다. 발가락 사이는 수건 모서리를 이용해 꼼꼼히 닦아줍니다.
- 헤어드라이어 사용 주의: 뜨거운 바람은 화상의 위험이 있으므로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4. '발가락 사이를 제외하고' 보습제를 충분히 바르세요.
건조한 피부는 갈라지면서 세균이 침투하는 통로가 될 수 있습니다.
- 제품: 발 전용 보습제나 자극이 없는 로션, 크림을 사용합니다.
- 부위: 발등, 발바닥, 발뒤꿈치 등 건조한 부위에 충분히 바르고 부드럽게 마사지해 줍니다.
- 주의: 습기가 차면 안 되는 발가락 사이에는 로션을 바르지 않습니다.
5. 발톱은 '일자'로, 안전하게 깎으세요.
잘못된 발톱 관리는 살을 파고드는 내향성 발톱을 유발하여 염증과 상처의 원인이 됩니다.
- 모양: 발톱은 둥글게 깎지 말고, 반드시 일자로 깎습니다. 양쪽 모서리는 날카롭지 않도록 줄(파일)로 부드럽게 갈아줍니다.
- 길이: 너무 짧게 깎지 않도록 주의하고, 발톱이 발가락 끝보다 약간 짧은 정도가 적당합니다.
- 도움 요청: 시력이 나쁘거나 손 떨림이 있다면 무리하게 직접 깎지 말고, 가족이나 병원의 도움을 받는 것이 안전합니다.
6. 신발은 '오후'에, '넉넉하게' 고르세요.
신발은 발을 보호하는 가장 중요한 도구입니다.
- 구입 시간: 발은 보통 오후가 되면 약간 붓기 때문에, 신발은 오후에 구입하는 것이 좋습니다.
- 사이즈: 가장 긴 발가락 끝에서 1cm 정도 여유 공간이 있는 사이즈를 선택하세요.
- 소재 및 디자인: 통풍이 잘되고 부드러운 가죽이나 천 소재가 좋으며, 발볼이 넓고 굽이 낮은(2~3cm) 신발을 선택합니다. 끈이나 벨크로로 발등 높이를 조절할 수 있는 디자인이 편리합니다.
- 피해야 할 신발: 하이힐, 앞이 뾰족한 구두, 샌들, 슬리퍼 등 발을 제대로 보호하지 못하는 신발은 피해야 합니다.
7. 양말은 '면' 소재로, '매일' 갈아 신으세요.
- 소재: 땀 흡수가 잘되고 통풍이 잘되는 면이나 울 소재의 양말을 선택합니다.
- 디자인: 발목을 너무 꽉 조이는 고무줄이 있는 양말은 혈액순환을 방해하므로 피하고, 봉제선이 없는 부드러운 양말이 좋습니다.
- 위생: 항상 청결한 양말을 착용하고, 매일 갈아 신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8. 굳은살, 티눈은 '절대' 혼자 제거하지 마세요.
굳은살이나 티눈을 제거하려다 상처를 내는 경우가 매우 흔합니다. 손톱깎이, 칼, 가위 등을 사용하는 것은 매우 위험합니다. 반드시 병원을 방문하여 의사와 상담하고 안전하게 제거해야 합니다.
9. 맨발로 다니지 마세요. 집 안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이물질에도 쉽게 상처를 입을 수 있습니다. 실내에서도 발을 보호할 수 있는 편안한 슬리퍼나 덧신을 착용하는 습관을 들이세요. 뜨거운 여름철 해변의 모래사장이나 계곡의 자갈밭을 맨발로 걷는 행위는 절대 피해야 합니다.
10. 혈액순환을 방해하는 습관을 버리세요.
- 금연: 흡연은 혈관을 수축시키고 혈액순환에 치명적입니다. 당뇨 환자에게 금연은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 자세: 다리를 꼬고 앉는 습관을 버리고, 틈틈이 발목 돌리기, 발가락 움직이기 등 스트레칭을 해주세요.
- 운동: 매일 30분 이상 걷기 등 규칙적인 운동은 전신의 혈액순환을 개선하는 데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3.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하는 위험 신호
아무리 관리를 잘하더라도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아래와 같은 증상이 나타나면 "며칠 지켜보자"라고 생각하지 말고, 즉시 병원(내분비내과 또는 정형외과)을 방문해야 합니다.
- 발에 생긴 상처나 물집이 며칠이 지나도 낫지 않을 때
- 상처 부위에서 냄새가 나거나 진물이 나올 때
- 발의 특정 부위가 붉게 변하고 붓거나 열이 날 때
- 발의 피부색이 검푸르게 변할 때
- 발에 통증이나 저림 증상이 갑자기 심해질 때
- 발의 모양이 변형될 때
당뇨발 관리는 하루 이틀 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평생 함께해야 하는 건강 습관입니다. 오늘 알려드린 수칙들을 매일 꾸준히 실천하신다면, 당뇨발 합병증 걱정 없이 두 발로 건강하고 활기찬 삶을 계속 누리실 수 있을 것입니다. 당신의 발은 소중합니다. 오늘 저녁부터 바로 시작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