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이라는 단어는 언제 들어도 두렵습니다. 많은 분들이 암을 예방하기 위해 좋은 음식을 찾지만, 정작 우리 일상 깊숙이 침투해 있는 위험 요인들은 간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에서 지정한 '1급 발암물질(Group 1)'은 "사람에게 암을 일으키는 것이 확실한 물질"을 의미합니다. 놀랍게도 이 중 일부는 우리가 매일 먹고, 마시고, 숨 쉬는 공간에 존재합니다.
오늘은 무심코 지나쳤던 우리 주변의 대표적인 1급 발암물질 5가지와 이를 피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급 발암물질이란 무엇인가?
국제암연구소(IARC)는 발암물질을 위험도에 따라 4가지 그룹으로 분류합니다.
- 1군 (Group 1): 인체 발암성 증거가 충분한 물질 (확정적 발암물질)
- 2A군 (Group 2A): 인체 발암성 추정 물질 (가능성 높음)
- 2B군 (Group 2B): 인체 발암성 가능 물질 (가능성 있음)
- 3군 (Group 3): 발암성 여부를 분류할 수 없음
오늘 다룰 내용은 가장 위험한 단계인 1군(Group 1)에 해당합니다. 이는 동물 실험뿐만 아니라 실제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암을 유발한다는 것이 입증된 물질들입니다.
우리 주변에 숨어있는 대표적인 1급 발암물질 5가지
1. 맛있는 유혹, 가공육 (햄, 소시지, 베이컨)

많은 분들이 충격을 받았던 뉴스 중 하나가 바로 '가공육'의 1급 발암물질 지정입니다. 햄, 소시지, 베이컨 등의 가공육은 보존 기간을 늘리고 색을 먹음직스럽게 하기 위해 아질산나트륨 같은 첨가제를 사용합니다.
이 성분은 체내에서 단백질과 반응하여 '니트로사민'이라는 강력한 발암물질을 생성할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매일 50g의 가공육을 섭취할 경우 대장암 발생 위험이 18% 증가한다고 경고합니다.
2. 침묵의 살인자, 술 (알코올)과 아세트알데히드

"술은 적당히 마시면 약이다"라는 말은 이제 옛말이 되었습니다. 알코올 그 자체와, 알코올이 분해되면서 생기는 아세트알데히드는 명백한 1급 발암물질입니다.
특히 한국인 중 상당수는 알코올 분해 효소가 부족하여 얼굴이 쉽게 빨개지는데, 이런 분들이 지속적으로 음주를 할 경우 식도암, 구강암, 간암 등의 발병 위험이 급격히 높아집니다.
3. 호흡기를 위협하는 미세먼지와 디젤 배기가스

미세먼지는 단순한 호흡기 질환의 원인을 넘어 폐암을 유발하는 1급 발암물질로 지정되었습니다. 입자가 매우 작아 폐 깊숙이 침투하여 염증을 일으키고 세포 변이를 유발합니다. 또한, 노후 경유차에서 나오는 디젤 엔진 배기가스 역시 폐암의 주요 원인 중 하나입니다.
4. 집 안의 보이지 않는 적, 라돈 (Radon)

라돈은 무색, 무취, 무미의 방사성 기체입니다. 토양이나 암석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데, 문제는 건물의 갈라진 틈이나 콘크리트, 심지어 일부 침대 매트리스 등 건축 자재를 통해 실내로 유입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흡연을 하지 않는 여성 폐암 환자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이 '주택 내 라돈 가스'가 지목되고 있습니다.
5. 한국인의 위암 주범, 짠 음식과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한국인의 식탁에서 빠질 수 없는 젓갈, 장아찌, 김치 등 염장 식품도 주의가 필요합니다. 소금 자체가 발암물질은 아니지만, 지나치게 짠 음식은 위 점막을 손상시켜 발암물질의 침투를 돕습니다.
여기에 위장에 서식하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은 위암을 일으키는 확실한 1급 발암 인자입니다. 맵고 짠 음식을 즐기는 식습관과 헬리코박터균이 만나면 위암 발병률은 폭발적으로 증가합니다.
발암물질로부터 나를 지키는 생활 수칙 3가지
완벽하게 차단할 수는 없지만, 노출을 최소화하는 방법은 분명히 있습니다.
1. 조리법을 바꾸고 환기를 생활화하기
가공육은 끓는 물에 한번 데쳐서 첨가제를 제거한 후 조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고기를 구울 때 타지 않게 주의하고, 직화구이보다는 삶거나 찌는 조리법을 선택하세요. 또한, 요리 중과 요리 후에는 반드시 주방 후드를 켜고 창문을 열어 환기를 해야 합니다.
2. 라돈 수치 측정 및 주기적 환기
라돈은 무거워서 바닥에 깔리는 성질이 있습니다. 하루 3번, 10분 이상 창문을 활짝 열어 실내 공기를 순환시키는 것만으로도 라돈 농도를 크게 낮출 수 있습니다. 필요하다면 라돈 측정기를 대여해 우리 집 수치를 확인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3. 정기적인 검진과 식습관 개선
헬리코박터균 감염 여부는 위내시경을 통해 확인할 수 있으며, 제균 치료를 통해 위암 위험을 낮출 수 있습니다. 신선한 채소와 과일 섭취를 늘려 항산화 물질을 공급하고, 술은 가급적 줄이거나 끊는 것이 최선입니다.
1급 발암물질이 우리 주변에 있다는 사실은 공포를 주기 위함이 아니라, '알고 피하면 건강해질 수 있다'는 메시지를 주기 위함입니다.
오늘부터 햄을 물에 데쳐 먹거나, 환기를 한 번 더 하는 작은 실천이 10년 후 여러분의 건강을 결정지을 수 있습니다. 이 글이 여러분의 건강한 생활에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