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을 보다가 유난히 치아가 예전보다 길어 보이거나, 양치질을 할 때 이가 시린 증상을 경험한 적이 있으신가요? 이는 대표적인 잇몸 내려앉음, 전문 용어로 '치은퇴축'이라 불리는 현상이 진행되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잇몸은 치아 뿌리를 감싸고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데, 이 조직이 소실되어 치아 뿌리가 노출되면 심미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심각한 치아 건강의 위협이 됩니다. 많은 분들이 "양치를 잘하고 영양제를 먹으면 잇몸이 다시 차오를까?"라고 궁금해하시지만, 안타깝게도 한 번 내려간 잇몸은 자연적으로 재생되지 않습니다. 오늘은 잇몸이 내려앉는 정확한 원인과 단계별 치료법, 그리고 더 이상의 진행을 막기 위한 생활 속 예방 습관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잇몸 내려앉음(치은퇴축)의 주요 원인과 증상
잇몸 내려앉음 현상은 하루아침에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초기에는 인지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이 증상이 나타나는 원인은 크게 잘못된 습관과 질환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가장 흔한 원인은 잘못된 칫솔질 습관입니다. 뻣뻣한 칫솔모를 사용하여 좌우로 강하게 문지르는 '분노의 칫솔질'은 잇몸을 물리적으로 닳게 만들고 잇몸을 위쪽으로 밀어 올려버립니다. 특히 치아와 잇몸 경계 부위인 치경부가 패이면서 잇몸이 함께 내려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치주질환(풍치)은 잇몸 뼈를 녹이는 주범입니다. 치석이 쌓여 잇몸에 염증이 생기면, 우리 몸은 염증으로부터 거리를 두기 위해 잇몸 뼈(치조골)를 스스로 녹여 뒤로 물러납니다. 뼈가 낮아지니 그 위에 덮여 있던 잇몸 살도 자연스럽게 따라 내려가게 되는 것입니다. 이 외에도 이갈이 습관, 부정교합, 노화, 흡연, 혹은 교정 치료 중 과도한 힘이 가해졌을 때도 치은퇴축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주요 증상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 치아 뿌리 노출: 웃을 때 치아가 비정상적으로 길어 보이고 치아 사이 구멍(블랙 트라이앵글)이 커집니다.
- 지각 과민: 찬물, 뜨거운 음식, 찬 바람이 닿았을 때 찌릿한 통증이 느껴집니다.
- 충치 발생 위험: 법랑질로 보호받지 못하는 치아 뿌리(상아질)가 드러나면 충치가 훨씬 빠르고 깊게 진행됩니다.
자연 재생이 불가능한 잇몸의 특성과 한계
많은 환자분들이 가장 안타까워하는 사실은 "내려앉은 잇몸은 약을 먹거나 관리를 잘한다고 해서 자연적으로 다시 올라오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피부는 상처가 나면 새 살이 돋아나지만, 잇몸 조직은 치아 표면에 부착된 구조적인 특성상 한 번 소실되면 수직적인 높이가 낮아진 상태로 고착화됩니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잇몸약'이나 '잇몸 치약'은 부은 잇몸의 염증을 가라앉히거나 피를 멈추게 하는 보조적인 역할을 할 뿐, 사라진 잇몸 조직을 물리적으로 재생시켜주지는 못합니다. 따라서 잇몸 내려앉음 증상을 발견했다면, "언젠가 좋아지겠지"라고 방치하거나 민간요법에 의존해서는 절대 안 되며, 즉시 치과를 찾아 현재 상태에서 더 나빠지지 않도록 조치를 취하거나 외과적인 시술을 고려해야 합니다.
단계별 잇몸 내려앉음 치료 방법
치료 방법은 잇몸이 내려간 정도와 환자가 느끼는 불편감, 그리고 심미적인 요구도에 따라 달라집니다. 증상이 경미한 단계부터 심각한 단계까지 적용할 수 있는 치료법들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1. 비수술적 치료 (초기 단계)
잇몸이 아주 살짝 내려갔고 통증이 거의 없다면, 더 이상의 진행을 막는 보존적 치료를 우선시합니다. 올바른 칫솔질 교육을 통해 물리적 자극을 줄이고, 정기적인 스케일링과 잇몸 치료(치근활택술)로 원인이 되는 치석과 염증을 제거합니다. 만약 치아가 시리다면 치아 코팅제(지각과민 처치제)를 도포하여 시린 증상을 완화할 수 있습니다.
2. 레진 및 GI 충전 치료 (중기 단계)
잘못된 칫솔질로 인해 치아 목 부분(치경부)이 패이면서 잇몸이 내려간 경우(치경부 마모증)에는 패인 부분을 치과 재료로 메워주는 치료가 필요합니다. 주로 치아 색과 유사한 '레진'이나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GI(글래스 아이오노머)'를 사용합니다.
- 이 치료는 드러난 치아 뿌리를 덮어주어 시린 증상을 즉각적으로 해결합니다.
- 패인 홈을 메워주므로 음식물이 끼는 것을 방지하고 추가적인 마모를 막아줍니다.
- 다만, 이것은 치아의 형태를 복원하는 것이지 내려간 잇몸 자체를 끌어올리는 것은 아닙니다.
3. 잇몸 이식 수술 (말기 단계 또는 심미적 목적)
잇몸 내려앉음이 심각하여 치아 뿌리가 과도하게 노출되었거나, 앞니처럼 심미적으로 중요한 부위라면 '잇몸 이식 수술(Gingival Graft)'을 고려해야 합니다. 이는 구강 내 다른 부위(주로 입천장)에서 건강한 잇몸 조직을 채취하여 내려앉은 부위에 이식하는 고난도 수술입니다.
- 결합조직 이식술(CT graft): 입천장 안쪽의 결합조직만을 채취하여 잇몸 속에 넣어주는 방식으로, 생착률이 높고 색상이 자연스럽습니다.
- 유리치은 이식술(FGG): 입천장의 겉 표면까지 포함하여 두껍게 떼어내 이식하는 방법으로, 잇몸을 단단하고 두껍게 보강하는 데 효과적입니다.
치료 방법별 장단점 비교
| 치료 방법 | 적용 대상 | 장점 | 단점 |
| 지각과민 처치 | 초기 시림 증상 | 마취 불필요, 저렴한 비용 | 일시적인 효과, 잇몸 복원 불가 |
| 레진 충전 | 치경부 마모 동반 시 | 심미적 우수, 시림 해결, 당일 완료 | 시간이 지나면 탈락 가능성, 변색 우려 |
| 잇몸 이식 수술 | 심각한 퇴축, 앞니 | 유일한 잇몸 재생(복원) 방법 | 통증 및 부기 동반, 높은 비용, 긴 회복 기간 |
잇몸 건강을 지키는 필수 예방 습관
이미 내려간 잇몸은 되돌리기 어렵기 때문에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100세 시대에 내 치아를 지키기 위해 오늘부터 당장 실천해야 할 습관들을 소개합니다.
첫째, 칫솔질 방법을 '회전법'이나 '변형 바스법'으로 바꿔야 합니다. 칫솔을 옆으로 문지르는 횡마법은 잇몸을 망가뜨리는 지름길입니다. 칫솔모를 잇몸에서 치아 쪽으로 쓸어내리듯 닦거나, 칫솔모를 잇몸 경계에 45도로 밀착시켜 부드럽게 진동을 주는 방법을 익히세요. 칫솔모는 '미세모' 혹은 '초미세모'를 사용하여 물리적인 자극을 최소화해야 합니다.
둘째, 교정 유지 장치나 보철물을 정기적으로 점검하세요. 치아 안쪽에 붙인 유지 장치 주변에 치석이 쌓이면 잇몸이 급격히 내려앉을 수 있습니다. 또한, 오래된 크라운이나 라미네이트 주변의 잇몸에 염증이 생기지 않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셋째, 치간 칫솔과 치실 사용을 생활화해야 합니다. 잇몸이 내려가면 치아 사이에 공간(블랙 트라이앵글)이 생겨 음식물이 더 잘 끼게 됩니다. 이를 방치하면 잇몸 염증이 악화되어 퇴축이 가속화되는 악순환에 빠집니다. 자신의 치아 틈새 크기에 맞는 사이즈의 치간 칫솔을 사용하여 무리하게 쑤시지 말고 부드럽게 관리해 주는 것이 핵심입니다.
마지막으로, 6개월 주기의 정기 검진과 스케일링은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잇몸 뼈가 녹기 전에 치석을 제거하는 것만이 잇몸 라인을 현상 유지할 수 있는 유일한 길임을 명심해야 합니다. 잇몸이 내려앉는 것을 노화의 당연한 현상으로 받아들이지 마시고, 적극적인 관리로 잇몸 나이를 젊게 유지하시길 바랍니다.
